'뉴비일지'에 해당되는 글 41건

  1. 2010.01.19 과학자의 창의성
  2. 2010.01.18 내가 "돈을 내고" 했던 MMORPG에 대한 추억
  3. 2010.01.05 이브몬이 업데이트되었다 4
  4. 2009.12.29 슬슬 퍽치기를 걱정해야 하는 시점 4
  5. 2009.12.28 기름진 이브생활, 바빠지는 리얼라이프
  6. 2009.12.24 모니터를 샀다. 그래픽카드도 샀다.
  7. 2009.12.20 케어베어를 위한 변명 2
  8. 2009.12.19 오늘의 발견
  9. 2009.12.12 결심 4
  10. 2009.12.06 이브코에 쓰려다가 말았던 글 1

과학자의 창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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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자의 창의성은…
 ① 훈련과 연구에 몰두하는 오랜 기간을 통해 숙성되는 것이며
 ② 창의성을 고무하는 지적 분위기와 커뮤니티가 창의성의 발현에 무척 중요하고
 ③ 다양한 지적 · 물질적 밑천들(resources)을 결합하는 역량이 창의성을 구성하며
 ④ 기존의 방법론, 이론이나 해석에 충분히 익숙해지면서 동시에 이에 압도당하지 않는 知的인 당당함에서 온다.

 (홍성욱, <뉴턴과 아인슈타인-우리가 몰랐던 천재들의 창조성> 中)



 과학자를 꿈꾸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한번쯤 마음에 둘 만한 글.
And

내가 "돈을 내고" 했던 MMORPG에 대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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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뮤 온라인 (2000-2006, 띄엄띄엄)
 무료 오픈베타(2000), 상용화(2002), 프리서버(2005-2006)까지 유료·무료, 합법·불법의 경계를 넘어가면서 즐겼던 처음이자 마지막 MMORPG. 상용화 시절 본섭에서 에너지 요정을 키우면서 힐러 클래스에 눈을 떴다. 탱커나 딜러에 비해 장비가 좀 부실해도 OK고, 성실하고 믿을 만 하다면 컨트롤이 좀 떨어져도 모셔갔으니까(하지만 파전을 내서는 곤란하지!).

 MMORPG의 세계는 원래 불공평하다는 진리를 알게 되었고(오픈베타 이후 프리서버를 할 때까지도 흑기사는 암울했다), 파티플레이의 기초를 배웠으며(탱딜을 동시에 하는 마검 2+메인버퍼 엔요+몹몰이 겸 서브힐러 엔요+몹몰이 쫄이라는 황당한 구조였지만-_-), 지금껏 재산이 되어준 훼력을 축적한(정말 무식한 노가다 게임이다. 아틀라스에 한 번 들어가면 두 시간은 나오질 않고 물고기만 몰아야 했으니까) 게임이다.



 2. 포가튼사가 2 온라인 (2001-2005, 띄엄띄엄)
 무료 오픈베타(2001), 상용화 초기(2002), 막장 돌입기(2005)에 걸쳐 했다.


 상용화 초기에는 "기자단"으로 활동하며 계정비를 내지 않고 공짜로 한 적도 있었다. (저 정도 그래픽의 단순무식 노가다 게임을 위해 한달에 2만원이 넘는 돈을 냈다면 믿겠는가? 그런 나에게 길드워와 이브온라인은 충분히 reasonable한 가격이었다)

 내가 주력으로 키웠던 캐릭터는 성직자였는데, 역시 세상은 불공평했고(2차전직이 나오기 전까지 성직자는 몹시 암울했다) 가끔 그 불공평한 세상이 뒤집히는 재미도 있으며(2차전직이 나오니 몹시 강한 직업 "페이건"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상은 함께 살지만 인생은 홀로 개척해야 했던(이 게임에 파티플레이가 도입된 건 상용화가 이루어진 지 한~참 뒤의 일이다) 그런 게임이다.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내가 플레이하는 MMORPG를 분석적·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새로운 사냥터, 새로운 아이템, 가끔씩 뿌려주는 이벤트(운영자의 3S정책이다!)면 모든 게 다 해결되는 줄 알았던 방만한 기획과 운영에 질려버린 게임(눈으로 덮인 지방에 불의 정령 샐러맨더가 출몰하는 게 말이나 되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추억이 묻어 있어 아련한 게임. 결국 얼마 전 서비스 종료되었다.



 3. 길드워 (2004-2009)
 무료 오픈베타 때부터 유료화 이후까지, 챕터 1·2·3과 확장팩을 모두 질러서 육수가 흘러나올 때까지 우려먹었던 게임.


 레벨과 돈벌이라는 두 가지 노가다 요소에서 상당히 자유로웠고, "죽음"으로 인한 페널티가 없어서(경험치를 잃는다든가, 장비를 떨어뜨린다든가, 시체를 찾으러 돌아가야 한다든가 할 필요가 없다. 전투 중 사망하면 Death Penalty를 받지만, 이렇게 받은 페널티는 일종의 디버프로 전투가 종료되면 사라진다) 처음으로 PvP에 입문하게 된 게임.

 크게 두 가지 사항이 이브 온라인과 닮아 있어서 적응하기 편했다.

 1) PvP 방식
 로우시큐 잡질(≒랜덤 아레나) · 소규모 로밍 갱(팀 아레나) · 플릿 전투(길드전) 등. 앞에 소개한 것일수록 우연성이 강하고, 한 명의 캐릭터가 맡는 역할이 다양하며, 순간적으로 들어오는 데미지의 양이 적다. 뒤로 가면 그 반대가 된다. 당연히 전투의 전략과 전술도 달라진다.
 4대 4 전투를 하는 랜덤 아레나와 팀 아레나 화력의 꽃은 어쌔신이다. 이브 온라인으로 치면 단독 전투 혹은 소규모 로밍갱에서 화력을 맡을 수 있게끔 피팅한 인터셉터나 AS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 정도 규모에서는 소규모의 자기 치유 스킬을 챙겨다니는 사람이 꽤 된다. 한꺼번에 들어오는 데미지의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그 정도로도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브 온라인에서도 정확하게는 아니지만 비슷한 양상(리페어나 쉴부를 갖춘 피팅 등)을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8대 8 전투를 하는 길드전에서는 어쌔신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파티가 그 정도 규모가 된다면 충분히 어쌔신을 무력화할 수 있고, 무력화된 어쌔신은 순간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데미지를 버티지 못하고 누워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브 온라인에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플릿이 맞붙었을 때 화력피팅 인터셉터가 닥돌했다가는 웹에 걸려 순식간에 갈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대규모 전투에서는…
 ①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는 데미지의 양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그것에 맞서 순간적으로 버티는 능력이 중요하다(길드워에서는 "회피"류 스킬과 "보호의 성령"이라는 몽크 스킬로 쏟아져 들어오는 데미지의 양을 줄인다. 이브에서는 버퍼탱킹과 저항세팅이 이에 해당되겠지).
 ② 자기 치유는 곧 망하는 길이다(힐은 몽크가, RR은 갱원이나 로지쉽이 해야 한다).
 ③ 위협적이면(몽크·메스머, 로지쉽·전자전기) 반드시 프라이머리로 찍힌다. 방어력까지 약하면 백프로다.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런데 방어력을 보강하느라 덜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버리면(목숨은 질긴데 힐은 제대로 못하는 몽크, 탱킹은 좋은데 전자전 능력은 떨어지는 전자전기) 라스트가 되어버린다. 이게 늘 딜레마다. 나보고 어쩌라고!
 ④ 각 멤버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팀워크는 더 중요하다.
 ⑤ 정석과 변칙이 모두 존재한다. 이것은 빌드·피팅과 같은 개인 수준과, 파티·플릿의 구성 및 역할배분 같은 단체 수준을 모두 포함한다. 많은 경우 정석이 무난하게 승리를 거두지만, 정석 잡자고 제대로 만든 변칙을 만나서 완전히 털리는 경우도 있다. 정석으로 했다가 패배하면 플레이어가 반성하지만, 변칙으로 했다가 패배하면 변칙 하자고 한 놈이 까인다("내가 발컨인가봐…" vs "누가 이걸로 하자고 했어? 다음번엔 그냥 무난하게 가자고!").

 2) 슬롯
 길드워는 8개의 스킬만을 가지고 전투에 나갈 수 있다. 이것을 "빌드"라고 부른다. 이브 온라인은 함선의 슬롯에 맞춘 모듈만을 가지고 전투에 나갈 수 있다. 이것을 "피팅"이라고 부른다. 빌드와 피팅은 전투 도중 변경할 수 없다. (쉽 메인터넌스 베이가 있는 함선이 플릿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일단은 제쳐두자 -_-a) 길드워에서는 효율이 좋은 "엘리트 스킬"은 1개만 들고 갈 수 있는 제한이 있고, 이브 온라인은 각 함선의 CPU와 Powergrid에 맞는-그리고 "제 위치"에 해당하는 모듈만 장착할 수 있는 제한이 있다.
 빌드와 피팅은 하나의 "조합"을 만들며, 조합은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갖는다. 이 강점과 약점이 물고 물리면서 전투의 전략·전술적 요소를 창출하며, 소규모 전투에서는 도박적인 스릴을(내가 잘 갈아버릴 수 있는 조합을 한 상대를 만났을 때의 그 기쁨이란!), 대규모 전투에서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전투의 박진감과 짜릿함을(여기에는 도박적인 요소랄 게 없다. 대규모 편대의 전략·전술적 구멍은 패배로 직결되며, 그 책임은 그따위로 편대를 만든 편대장에게 있다. 길드워의 파티장에게 부과되는 책임도 비슷하다) 제공한다.
 특별한 강점도 특별한 약점도 없는 그저 그런 조합은 전장에서 쓸모가 없고, 무진장 강한데 특별한 약점을 찾기 힘든 조합은 이른바 "사기 빌드"나 "사기 피팅"으로 통한다(그리고 다음 번 패치때 너프된다).

 게임 자체로도 훌륭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 잠시 이브를 쉬게 된다면, 아마 길드워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4. 이브 온라인 (2009-)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흘러오게 되었다. 뭐 그랬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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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몬이 업데이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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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한 건 패치노트를 참조해보아야겠지만, 캐릭터창에서 스킬큐를 볼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어서 매우 편하다. 플랜 관리에 들어가면 못 보던 항목들(Primary Attribute, Secondary Attribute, 스킬이 소속된 그룹, 시간당 SP 획득량 등)이 튀어나오고 그동안 보이던 스킬트레이닝 시작 시점(Earliest Start)과 완료 시점(Earliest End)이 사라져 있다. 바뀐 모양이 당황스럽다면, 위에 있는 Select Columns...를 눌러서 보고 싶은 항목만 보이게 바꾸면 된다. (시간당 SP 획득량은 볼 만해서 그건 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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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퍽치기를 걱정해야 하는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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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션 힛싱을 두 개 구매해서 달았다(아바돈 계획은 그냥 때려쳤다). EHP는 하드너 끄고 3만대. 작정하고 달려들면 0.7에서도 터질 것 같다. 맛 없어 보이는 타겟이 되는게 중요한듯. 해치지 말아주세요.



 나중에 추가 : 뭐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는거같다. 코랸창에서 모님께 여쭈어 보니, 미션배쉽을 제대로 퍽치려면 약 5대의 배쉽을 동원해야 하는데, 먹잇감에게 달려있는 모듈 가격의 합이 700밀 정도는 되어야 시도해 본다는 이야기. 내 배는 그것의 절반도 안 되니까, 수동점프만 하고 다닌다면 안전하겠지. 의외로 미션쉽도 종잇장이 아니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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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이브생활, 바빠지는 리얼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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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뿜 없이 열심히 달렸더니 isk 모이는 소리가 들린다. 아바돈을 사 볼까 힛싱을 팩션템으로 바꿔볼까 이런저런 욕심은 많지만 리얼라이프가 바빠짐에 따라 다 부질없어짐. 일단 방학을 잘 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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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를 샀다. 그래픽카드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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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이브를 중옵으로 돌린다.

 아아 행복해


 아포칼립스가 이렇게 멋있는 배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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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베어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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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그놈의 케어베어가 뭔지 짚고 넘어가자.

 Carebear : PvP를 용납하지 않는 플레이어를 비하해 호칭하는 말.
  출처 : 제시카 멀리건 (2003) 《온라인 게임기획, 이렇게 한다》, 제우미디어.

 지금의 쓸모야 이렇다지만 밑도끝도없이 "저놈의 곰색히들"이 PvP를 용납하지 않는 플레이어를 비하해 호칭하는 말이 되진 않았겠지.

 아마도…


 얘들의 이미지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관련 위키피디아 항목을 참조하라) 현재 Care Bears in popular culture의 첫줄은 "In Video Gaming, the term carebear is used to describe a player (particularly in MMORPG's) who would prefer not to take part in Player vs. Player [PvP] combat in favor of playing cooperatively with other players completing quests and achievements uninterrupted."로 제시카 멀리건의 책 부록에 붙은 케어베어의 용어 설명과 유사하다. 출전이 와우위키인걸로 보아 북미(北美)애들이 주로 사용하는 단어인 것 같다. 케어베어가 원래 미국출신이기도 하고!



 내가 해본 "북미스러운" mmorpg는 길드워밖엔 없다. 그래봤자 국내개발에 국내에서 망하고 미국에서 연명하는 게임일 뿐이지만. 꽤 재미있는 게임인데, 길드워의 PvP특성은 이브온라인과 극과 극을 달린다.

 첫 번째는 죽음. 일반적인 길드워 플레이어에게 죽음은 병가지상사일 뿐이다. 손실이랄 게 없다(*1). 경험치를 잃는 것도 아니고, 장비를 떨어뜨리지도 않고, 시체에 남아있는 아이템을 회수하러 달려야 할 필요도 없고, 착용하고 있던 장비의 내구도가 떨어져 수리를 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브에서의 죽음은 몰고 있던 함선의 전부와 모듈의 일부 혹은 전체를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장비. PvP캐릭터를 생성했다면 최고 성능의 장비를 언제든지, 아무 비용 들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제작해 전장으로 뛰어들 수 있다(*2) 좀 더 "멋있는" 장비는 존재하지만 좀 더 "성능 좋은" 장비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손검을 예로 들면, 아무리 잘난 칼일지라도 데미지는 15-22를 넘길 수 없으며 붙는 옵션도 최대 3개(Hilt, Pommel, Inscription에 붙는 옵션 하나씩)뿐이며, 각 옵션의 상한선도 규정되어 있다. 이브? T2쉽, T3쉽, 팩션, 데드, 그리고 오피서 아이템이 존재한다. 가격도 비싸고, "죽음"앞에서 쉽게 부서진다.

 *1) 타이틀 중 "생존자"타이틀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죽음이 "영구적인" 페널티가 될 수 있겠지만 문맥상 제외한다. 필드에서 죽고 나서 부활한 플레이어는 Death Penalty를 받는다. 하지만 이건 전투 중에만 적용되는 "일시적인" 페널티로, 전투 상황이 끝나면 완전히 해제된다(전투 중에 줄여나갈 수도 있다).

 *2) 물론 봉인해제라는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하여간 길드워는 페널티 걱정 않고 마음껏 PvP를 즐길 수 있는 mmorpg다. 실제로도 꽤 많은 플레이어가 PvP를 즐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vE에 목숨거는 사람이 있었다. 성능은 값싼 장비와 아무 차이가 없지만 간지가 철철 넘치는(혹은 넘친다고 생각하는. 나는 북미 애들의 미적 감각에 회의를 품은 적이 꽤 많다 -_-a) 아이템은 시장에서 말도 안 되게 비싼 값에 거래된다. 룩 요소를 무시하면 1~2ecto정도로도 최고 성능의 아이템 풀셋을 뽑을 수 있지만, 수십 수백 ecto를 들여서라도 간지나는 장비를 맞추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수의 "중산층" 몽크가 VS(Voltanic Spear)와 Tormented Shield를 사용해 방어가 필요한 시점에서 스왑한다. 내가 게임을 때려칠 시점에서 VS+TS 세트 가격은 대략 50ecto. 캐스터들의 로망인 BDS(Bone Dragon Staff)는 내가 보았던 가장 "후덜덜한" 가격의 장비였다. 수백 ecto였으니까. Frog Scepter도 BDS만큼은 아니었지만 꽤 비쌌다. 이런 후덜덜한 장비들을 위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PvE에 목숨걸었던 것이다. 직접 획득하러 다닐 만큼 한가하지 않은 사람은 Farming을 해서 돈을 모았다. 유튜브에 Farming Guide나 그에 준하는 동영상이 꽤 많이 올라왔으니, 궁금한 사람은 적당한 키워드로 검색해보라. Guild War Farming정도로 검색해 동영상 하나를 찾고, "관련 동영상"들을 뒤적이면 이것저것 많이들 볼 수 있을 것이다.

 부자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PvP에 나설 수 있는 게임에서도 이 지경이었으니, 이브온라인야 오죽하겠는가.



 좋다. 이정도 밑밥을 깔았으니 슬슬 케어베어를 위한 변명을 시작해봐야겠다.



 1. 최소한의 미션능력은 PvP 자금 마련의 밑바탕이 된다.

 모든 PvPer가 잘 나가는 얼라에 소속되어 랫질과 광질만으로 떼돈을 벌지는 않는다. 랫질하기 여의치 않은 날도 있고, 얻는 것보다 잃는 날도 있으며, 터지면 파산에 이를 만한 상황에서 배가 터지기도 한다(이럴 때는 특히 더 잘 터지는 것 같다!). 이 때 엠파에서 4렙 미션을 할 수 있으면 PvP에 필요한 isk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PvP를 준비하면서 미션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알고 있다. PvE와 PvP의 스킬트리는 많이 다르다는 걸. 그리고 얼마든지 프리깃 끌고 PvP에 나설 수 있다는 걸. 하지만 다양성을 인정하길 원한다면 이 쪽의 다양성도 인정해주었으면 한다. 배쉽 끌고 플릿전 나갈 스킬 치면서 엠파에서 놀 수도 있는거다. 스킬포인트 1밀때부터 종이배 끌고 아우터를 나가야만 꼭 진취적인 플레이어가 되는 건 아니다. 십만원 들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밑바닥부터 시작해 성공해야 꼭 진취적인 사회인이 되는 건 아니듯이 말이다.



 3. 미션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지무지 길게 썼지만 간단한 문장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PvP를 "머릿수 많은 쪽이 와와 몰려가서 다 때려부수고 상황 불리해지면 튀면 되는, 매우 단순한 행위"로 규정하면 당연히 PvPer들은 열받겠지? 마찬가지다. 미션도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4. 데카르트적 모더니티에 익숙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건 미션이다.

 초-중-고-대의 16년 코스를 평범하게 이수한 젊은이라면 당연히 데카르트적 모더니티에 익숙하다. 그리고 그 모더니티를 닮은 건 미션이다. 미션은 쉽게 변하는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좀 더 과학적인" 방안을 찾아볼 여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이브서바이벌은 이브의 데카르트적 모더니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아이콘이다.

 마이닝, 탐사, PvP는 그렇지 않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기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우선 장소가 불확실하다. 미션은 에이전트의 위치가 정해져 있고 에이전트가 던져주는 미션지가 정해져 있지만 마이닝과 탐사는 어디에서 나올 지 모르는 자리를 찾아다녀야 하고 PvP는 어디서 전투가 벌어질 지 모른다. 셋 중에서 불확실성이 가장 높은 PvP는 대처 방안까지 불확실하다. 언제 어떻게 어떤 놈과 싸우게 될 지 예측하기 힘들다. 인텔창이 있고 정찰조가 있더라도 말이다.

 데카르트적 모더니티에 익숙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이러한 불확실성은 우선 부담스러움으로 다가온다. 뭐 그렇다고 "한국애들은 백만년동안 미션만 하다 늙어죽어도 정당해요"라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일단 이러한 특성을 이해해 달라는 거지… -_-a



 변명은 이쯤 해두고 한국式 케어베어의 문제점을 짚어보도록 하자.



 1. "그래서 무얼 하고 싶은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없다.

 더 빨리 CNR을 타고, 더 빨리 팔라딘을 타서 미션을 돌고 isk를 긁어모아서 무얼 하고 싶은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없다. 이러한 질문이 없는 미셔너의 종착점은 오피서 모듈로 배를 둘둘 말아놓은 다음 퍽치기가 무서워서 0.9시큐 이하로 내려가지 못하는 겁쟁이다.

 미션을 돌아 돈을 벌어 플렉스를 사고, 플렉스로 계정을 연장한 다음 또 다시 미션을 하는 기계적 노동의 반복. 그러자고 이브를 하는 건 아닐 것이다. 5렙 미션 솔로잉에 도전을 하든, 탐사를 하든, PvP에 나서든, 4렙 솔로잉 이후에 무엇을 할 지를 좀 생각해 두면서 게임을 하면 좋으련만 이런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는 가이드를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2. 취향과 팩트가 혼동된다.

 빔이 좋은지 펄스가 좋은지는 취향이다. 각각의 특성이 있으니까. 그러나 엔젤엑바에 빔이 좋은지 펄스가 좋은지는 팩트라고 봐야 한다. 랫의 오빗거리와 속도 등에서 이미 답이 나와있기 때문이다. 터렛의 사정거리를 옵티멀+폴오프까지로 보는 건 취향이다. 옵티멀+폴오프+폴오프까지로 보든 그건 각자 마음이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 탄환의 최대 성능이 나오는지는 엄연한 팩트다.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렌즈 교체 시점을 알아보기 위해 엑셀로 쇼를 벌이기도 했다는 나의 글을 참조할것)

 한국式 케어베어 사회에서는 취향과 팩트가 혼동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있다. 44피팅이 짱이라는 게 팩트처럼 주장되고, "효율적인" 사거리를 보는 방법은 취향처럼 주장되고 있다. 당연히 이런 현실은 옳지 않다.



 대한민국의 교육제도가 욕을 처먹는 이유 중 하나가 "일단 대학까지는 어거지로 왔는데, 여기에 와 보니 막상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를 모르겠다"는 학생을 양산하는 것이다. 대학생만 양산하고 책임지지 않는 교육과 사회. 안타깝게도 적지 않은 케어베어 가이드가 이걸 거의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4레벨 미셔너를 기계적으로 찍어내면서. 이브는 샌드박스라는데 똑같이 생긴 두꺼비집을 찍어내는 방법만 도처에 깔려 있다. 앞으로는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케어베어가 되는 건 자유다. 훌륭한 케어베어가 되기 위한 방법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자유다. 그러나 케어베어 너머의 세계가 있다는 걸 알리고 그를 고민할 기회도 함께 제공해 주는 건, 케어베어 가이드를 배포하는 사람들의 의무다.

 신규 가입자들이여, 이브에 뛰어들어 크루저를 모는 시점 정도까지는 별 생각없이 가이드를 따라가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그 스킬 찍을 시간 며칠 손해본다고 프론티어 정신이 손상될 리는 없으니까. 하지만 그 이후로는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보고, "그래서 무얼 하고 싶은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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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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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브코에 달려있던 댓글.
 정말 의외의 스킬이다… -_-;

 Electronic Warfare Drone Interfacing (5x) : Allows operation of electronic warfare drones. 3000m drone control range bonus per level.

 Prerequisite Skills
  Primary Skill Required
   * Drones (1x) Level V
  Secondary Skill Required
   * Electronic Warfare (2x) Level IV
    * Electronics (1x) Level I

 Electronic Warfare 4단을 쳐야 배울 수 있다. (내 스탯과 러닝으로 1일 22시간이 걸린다) 텍투드론을 운용하기 위해 Scout Drone Operation을 5단 치면 45km까지 드론을 운용할 수 있는데, 이 스킬로는 45km 이상을 오빗하는 배쉽랫에게 드론을 보낼 수 없다. (45km오빗으로 표시된 랫도 그보다 약간 먼 거리에서 오빗하기 때문에, SDO 5단만으로는 45km 오빗 랫에게 드론을 보낼 수 없다) 그러나 EWDI를 3단만 쳐도 드론 운용 거리는 54km까지 확장. 거의 모든 랫의 오빗거리를 커버할 수 있으며, 악명 높은 Rachen Mysuna에게 드론의 매운맛을 보여줄 수 있다. 우왕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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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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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렌테+민마타 스탠딩 버리기로 했다. 4대팩션 스탠딩 관리 장난아니게 짜증나고 귀찮더라 -_- 아쉽지만 Core Complexion Inc꼽은 그동안 모아놨던 LP를 임플로 바꿔먹고 빠이빠이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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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코에 쓰려다가 말았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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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여기에도 안 쓰기로 했다. (내용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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