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 플레이어의 발달과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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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미셔너 기준.

 귀차니즘에 쩌든 관계로 문장은 나중에 다듬기로 한다.







 #1.

 코리안창의 까칠한 가이들이 질문자들에게 내놓는 답변은 "검색하세요" 이다. 어디서 무슨 키워드로 어떻게 검색하라고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다지 상세하지 않은데다가 영어라는(ㅋㅋㅋ) 단점이 있지만, 배틀클리닉의 이브온라인 플레이어 가이드가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아마 1레벨 수준의 미셔너가 품을 만한 질문 대부분은 여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한국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한, 혹은 이수하고 있는 젊은이라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가이드다. 정말이다 -_-!



 #2.

 교육학 용어 중에 "발달과업"이라는 게 있다. 뇌입어 사전에는 [ 한 특정 문화권 또는 하위 문화권에 있는 각 아동이 발달 과정에서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과업. ] 이라고 설명이 나와 있다. 플레이어는 아동이 아니지만, 아동이라는 개념을 Newbie로 교체하면 이브 온라인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각 단계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이해해야 하는 개념들과 이루어내야 하는 성과들. 내 경험에 비추어 그 목록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참고할 만한 외부 문서나 내 블로그 상의 문서는 링크로 처리하였다. 배틀클리닉의 플레이어 가이드에서 참고해야 하는 사항은 2009년 4월 버전 문서의 소제목과 페이지를 명시하였다. 캡(캐퍼시터, Capacitor)을 예로 들면 배틀클리닉 가이드 19쪽, 4.2.1 Capacitor 부분에 나오는데, 이것은 "4.2.1. Capacitor, p.19"와 같이 나타낸다.







 Level 1

1. 이동, 스킬 찍기, 마켓 이용, 피팅, 에이전트에게서 미션 받기를 어떻게 하는지 안다.
 Cayin Nedval의 Basics of EVE Online

2. 텍사스 소떼처럼 밀려오는 신개념들을 이해한다.
 캡 (4.2.1. Capacitor, p.19)
 파워그리드와 CPU (Cayin Nedval의 문서 중 "피팅"편을 참조)
 쉴드·아머·헐 (4.3. Shield, Armor, and Structure, p.21)
  * 이브 온라인에 등장하는 단어로서의 헐(Hull)과 스트럭처(Structure)는 같은 것을 지시한다.
 레지 (4.5.3. Resistances, p.23)
 탄약 (4.7. Ammo and Reloading, pp.24-25)
 트랙킹, 옵티멀, 폴오프, 시그니쳐, 타겟팅 (4.8. 소제목 생략, pp.25-27)

 처음 만나면 공포스럽고 막막하고 무지무지 많이 공부해야 할 것 같지만 하나도 겁 먹을 것 없다. 캡은 다른 게임의 "마나(MP)"와 같은 개념으로 이런저런 전투활동을 하는 데 필요하고, 쉴드와 아머와 헐은 "라이프(HP)"와 같은 개념으로 다 깎이면 죽으며, 레지는 다들 알고 있는 "저항력"이고, 탄약은 말 그대로 탄약이다. 다른 MMORPG에서 거의 그대로 가져오다시피한 개념이다.

 트랙킹, 옵티멀, 폴오프, 시그니쳐와 같은 개념이 조금 생소하겠지만, 이 개념들이 구현해내는 최종적인 결과를 보면서 그림을 그려 보면 이해할 만하다.

 ① 전형적인 MMORPG의 도적 캐릭터는 민첩한 몸놀림을 이용해 전사의 칼을 피하고 궁수의 화살을 피할 수 있다. 이브 온라인의 작고 빠른 프리깃은, 거대한 배틀쉽이 쏟아내는 화망을 날쌔게 피할 수 있다. (물론 배틀쉽을 상대로 오빗을 도는 등의 "적절한 기동"을 했을 때에만 피할 수 있다. 배틀쉽을 향해 똑바로 전진하면 그냥 맞아죽는다!) 여기에 적용되는 개념이 트랙킹과 시그니쳐, 그리고 각속도이다. 일종의 "덱스(Dexterity)" 혹은 "어질(Agility)"의 개념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② 옵티멀과 폴오프는 무기의 "사정거리"다. 하이브리드 무기를 예로 들면, 상대적으로 사정거리가 짧고 화력이 강력한 블라스터(Blaster)와 사정거리가 길고 화력이 좀 약한 레일건(Railgun)이라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MMORPG로 비교해보면 블라스터는 밀리(Melee) 클래스로, 레일건은 레인지(Ranged) 클래스로 볼 수 있다. 전사와 궁수가 맞붙으면 궁수는 전사를 상대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활질을 해대고 전사는 그 공격을 견뎌내며(칼로 쳐내든 맞고 버티든) 칼질할 거리까지 접근해 썰어버리려고 들 것이다. 단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갱커(Ganker)와 원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삽슈터(Sharpshooter)가 이브 온라인에서 맞붙어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옵티멀과 폴오프는 이런 방식으로 플레이어의 공격 패턴과 기동 패턴을 결정짓는다.

 다른 MMORPG를 하다가 이브 온라인을 접한 당신이 적응해야 할 새로운 사항은 딱 하나, 3차원 우주 공간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 외에는 모두 기존 MMORPG의 차용이거나 변용이다. 겁먹지 마라. 겁먹지 마라. 절대로 겁먹지 마라. 부탁이다.

3. 탱킹하는 방법과 공격하는 방법을 안다.
 미안하지만 이것에 대한 문서는 아직 찾지 못했다. -_-

4. 프리깃을 피팅해 미션을 받아 완수한다.

5. 살아남는다.



 Level 2

1. 느려진 배의 속도에 적응한다.
 프리깃 몰다 크루저 몰면 일단 느려진 속도 때문에 답답할 것이다. 하지만 적응해야 한다. 캡 관리가 힘들다면 애프터버너(AB)를 장착하지 않은 크루저의 속도(정말이지 머리를 쥐어뜯고 싶을 정도로 답답하다)에도 적응해야 한다.

2. 미션 정보를 활용할 줄 안다.
 Kalla's Eve Info를 활용하여 미션에 어떤 랫이 등장하는지, 어떤 속성을 써서 랫이 나를 공격해오는지, 나는 어떤 속성을 사용해 랫을 공격하는 게 좋을지, 미션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안다.
 물론 그딴 거 없이도 2레벨 미션은 잘 되지만, 미리미리 습관을 들여 놓으면 편하다.

3. 액티브 하드너를 사용할 줄 안다.
 아머탱킹을 하는 사람이라면 N타입 하드너, 쉴드탱킹을 하는 사람이라면 메타 2레벨 하드너를 사용해서 미션에 등장하는 랫의 공격 속성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대부분의 2레벨 미션에서는 두 가지 속성의 공격이 들어오기 때문에 각 속성의 액티브 하드너 한 장씩과 데미지 컨트롤 한 개 정도면 충분하다.
 물론 그딴 거 없이도 2레벨 미션을 클리어할 수는 있겠지만, 미리미리 습관을 들여 놓아야 3레벨 미션 들어가서 함선이 침몰하는(이른바 "뿜" 혹은 "근조") 상황을 줄일 수 있다. 3레벨 미션부터는 레지를 "정성스럽게" 맞추어야 한다. 안 맞추면 종이배 된다. 진짜다. -_-

  N타입 아머 하드너
메타 2레벨 쉴드 하드너
EM  N-Type EM Hardener
 'Anointed' I EM Ward..
TH  N-Type Thermic Hardener
 Ditrigonal Thermic Barrier..
KI  N-Type Kinetic Hardener
 Non-Internal Ballistic..
EX  N-Type Explosive Hardener
 F-S15 Braced Deflection..

4. 드론을 다룰 줄 안다.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크루저를 끌고 2레벨 미션을 진행하면서 드론을 처음 사용하게 된다. 드론을 사출하여(Launch) 공격 명령을 내리고(Engage Target) 회수하는(Return to Drone Bay) 기초적인 명령어를 사용할 줄 알며, 드론의 성향(Aggressive/Passive)을 세팅할 줄 알아야 한다.

5. 자신이 몰고 있는 함선의 한계를 알고, 한계 내에서 전투를 벌이며, 한계를 확장한다.
 2레벨 미션부터는 슬슬 전투 시간이 길어진다. Blockade나 Damsel in Distress, 혹은 Artifact Recovery와 같은 미션을 하다 보면 상당히 많은 데미지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자신이 이 데미지를 견뎌낼 수 있을지를 판단해야 한다(레지는 충분한지, 리페어나 쉴드 부스트 모듈은 들어오는 데미지를 상쇄할 만한 회복 능력을 제공하는지, 캡은 이 모듈을 오래 돌릴 수 있을 만큼 충분한지). 전투 중에 그 한계를 넘어섰다 싶으면 후퇴를 감행하는 것이 전투의 묘가 필요하고, 더욱 "빡센" 전투를 견뎌낼 수 있도록 스킬을 찍고 함선과 모듈을 업그레이드 하는 한계의 확장도 필요하다.

6. 기초적인 트리거의 개념을 안다.
 2레벨의 Blockade, Gone Berserk와 같은 미션에서 트리거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1레벨 미션을 하면서 트리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없었을거다) 파괴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데미지를 입히거나, 공격을 가하면 랫이 증원되는 "트리거"라는 개념을 익히게 된다. 4레벨쯤 가면 트리거 잘못 건드렸다가 골로 가게 되니, 이 때쯤 알아두면 좋다.



 Level 3

1. 더 느려진 배의 속도에 적응한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2. 귀차니즘을 극복한다.
 귀찮아도 미션 정보를 확인하고, 귀찮아도 하드너를 갈아끼우고, 귀찮아도 드론 성향을 Passive로 놓고 일일이 공격 명령을 하달하면 안전한 미션 진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

3. 기초적인 전자전의 개념을 안다.
 3레벨 미션부터 워프 스크램블러(Warp Scrambler)와 TD, SD, ECM, Target Painter와 같은 전자전을 거는 랫이 등장하기 시작한다(웨비파이어Webifier를 거는 놈은 2레벨에도 가끔씩 나온다). 4레벨 미션의 전자전처럼 지랄맞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파일럿을 위협할 수도 있다. 어느 상황에서 어떤 전자전이 위험한지, 지금 내가 처한 사항에서 어느 전자전을 처리해야 하는지와 같은 우선 순위 목록을 머리 속에서 정리해 보자.

4. 몇몇 모듈을 Tech 2로 교체한다.
 이쯤 되면 리페어, 쉴드 부스터, Cap Recharger, Power Diagnostic System 정도는 Tech 2 제품을 쓸 수 있도록 스킬을 찍는 걸 권장한다. 메타 4렙 아이템보다 성능이 좋고 값싸기 때문.



 Level 4

1. 더더욱 느려진 배의 속도에 적응한다.
 이쯤 되면 이동할 곳을 향해 향해 뱃머리를 돌리고 슬슬 움직이면서 총질을 할 경지에 오르리라.

2. 비겁해진다. 그리고 그 비겁함을 극복해본다.
 World Collides, Blockade, Silence the Informant, Enemies Abound, In the Midst of Deadspace, Stop the Theif, Vengeance(Guristas), 그리고 몇몇 드론미션은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 못한 파일럿을 괴롭히곤 한다. 골치아픈 상황을 회피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미션을 거절(Decline)하는 것이다. 비겁하지만 어쩔 수 없다. -_-; 스킬을 찍고 모듈을 업그레이드해가면서, 전에는 거절하던 미션을 하나씩 수행해본다. 의외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3. 몇몇 모듈과 드론을 Tech 2로 교체한다.
 Tech 2 하드너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스킬을 찍는 걸 권장한다. 그리고 Tech 2 드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스킬을 찍는 걸 매우 강력히 권장한다. 라지 리페어와 X-라지 쉴드 부스터, 그리고 쉴드 부스터 앰플리파이어 역시 Tech 2화 하면 좋다. 돈으로 바를 자신이 있다면 앞서 말한 모든 제품을 팩션화해도 된다. 뿜했을 때 큰 타격을 받을 뿐이지, 성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니까.

4. 강해진다. 그리고 뭔가 보람 있는 일을 찾아나선다.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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